내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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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

나와 진짜나의 관계
나와 진짜 나의 관계


 누군가가 너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니라고 내게 묻는다면 아마도 세상에 진짜 나의 것이 있을까 하는 오랜 의문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 고민은 친구들과 이건 내꺼야하며 다투면서 시작됐던 마음일 수 도 있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 일 수도 있다.

 
먼저 우리가 매일 먹는 밥, 세상을 떠도는 돈, 옷장에 걸린 옷들은 본래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자연히 납득할 수 있다. 나의 몸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 내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것이므로 완전히 내 것이라 하기엔 조금 마음에 걸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와 우리가 배우는 지식 역시도 학자들의 지적 유산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쓰고 있는 말은 어떨까.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자연스럽게 엄마 품에서 말을 배우기 시작한다. 사실 컵을 왜 컵이라고 불러야하는지 알 순 없지만 우리는 그렇게 세상을 오려내며 말을 배운다. 그러므로 우리가 쓰는 말 조차 기본적인 소통을 위해서 사람들이 미리 정해 놓은 법칙 일뿐 내가 기여한 바는 아무것도 없다. 그럼 나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닐까.

 한 가지 안도하는 것은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경험해도 서로 다르게 느끼고, 어떤 단어를 보고도 각자 조금씩 다른 기억을 떠올린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마도 내 안에 알 수 없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을 나만의 경험이나 마음, 영감, 기억, 심상 같은 것들만이 그나마 나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선 각자가 힘을 들여 글을 쓰거나 발화하고, 어떤 형태로든 자기 밖으로 출력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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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1.6.0 업데이트 (2017.06.13)
  • -개체와 연결에 대한 전체적인 정의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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