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을 달리는 시냇물이 있었네.
들꽃이 만발한 작은 천국
그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었지.
초원은 시냇물을 유혹했다네.
"이봐요, 잠시 머물다가세요,
이 아름다운 곳을 그냥 지나치렵니까?
시냇물은 유혹을 거절했지.
"아니오, 나는 쉴수 없어요.
물줄기를 완성하려면 서둘러야 해요."
그러나 채 얼마 가지도 못해
눈앞에 입을 벌리고 있던 구덩이가
미처 손쓸 틈도 없이 그를 삼켜 버렸네.
화려한 초원도, 만개한 꽃들도
그 어떤 것도 내팽개치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채 알기도 전에
진흙구덩이 속으로 내동댕이쳐져 버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