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난영

2016년 10월의 기록

2016. 10. 16(일)

웃기는 이야기지만 나는 나의 감정을 잘 모른다. 어떻게 내가 나를 모를 수가 있는지 몹시 궁금하지만 여하튼 그렇다. 어렸을 때 어떤 이유로 감정을 숨기게 되었는지, 내 감정을 말해 봤자 아무 득이 없어서 감추기 시작했는지 그 시작은 알 수 없으나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감정을 캐치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 내가 잘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상처 받으면 몇 주, 몇 달은 골방에 처박혀 있는다. 다만 왜 그런지 모를 뿐이다. 그냥 모든 게 귀찮아서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 같다. 요즘은 아주 작은 감정이라도, 요따만한 주관적인 생각이라도 떠오르면 되새김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인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랬더니 조금씩 달라지긴 하는 것 같다. 최소한 내가 뭘 생각하고 뭘 느끼고 있는지 정도는. 아주 희미하게. 그것들이 글에 반영이 되고 있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흥미로운 건 정말 많다. 젊었을 땐 내게 흥미로운 것에 많이 관여하고 싶어했다. 적극적인 관여부터 소소한 관여까지. 하지만 나이가 드니 알게되었다. 다 가질 수 없다고. 여전히 흥미로운 건 많지만 다 가지려하면 하나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하나라도 건져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것이 나의 관심사 중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다. (하나를 건지면 두어개는 더 건질 수 있겠지)

댓글

댓글 본문
작성자
비밀번호
버전 관리
홍작가
현재 버전
선택 버전
graphittie 자세히 보기